무가당 라떼도 하루 100~200㎉ 안팎…시럽·대용량·반복 섭취가 열량 적자 지워
우유의 유당은 첨가당과 달라…식단에 포함해 계산한다면 다이어트 중에도 섭취 가능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퇴출되는 음료 가운데 하나가 카페라떼다. “아메리카노만 마셔야 살이 빠진다”, “우유 때문에 인슐린이 올라 지방이 연소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흔하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라떼 자체에 체지방 감소를 차단하는 특별한 성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대부분 라떼를 ‘음식’이 아닌 ‘커피’로 생각하면서 발생한다.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에 상당량의 우유를 넣어 만든다. 에스프레소 자체의 열량은 미미하지만 우유에는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이 들어 있다. 미국 농무부 식품 자료를 기반으로 한 영양정보에 따르면 우유 한 컵의 열량은 전지유가 약 149㎉, 탈지유가 약 83㎉ 수준이다. 우유 사용량과 지방 함량, 음료 크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인 라떼 한 잔은 무가당이라도 ‘거의 열량이 없는 커피’로 취급할 수 없다.
실제로 라떼를 매일 한 잔씩 마신다고 가정하면 하루 150㎉만 잡아도 일주일에 1,050㎉가 추가된다. 하루 300㎉ 정도의 비교적 완만한 열량 적자를 만들고 있던 사람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감량에 필요한 적자의 절반가량을 라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 이때 당사자는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도 했기 때문에 “나는 분명 적게 먹는데 살이 안 빠진다”고 느끼기 쉽다. 라떼가 신진대사를 망친 것이 아니라 애초에 계산되지 않았던 에너지가 들어온 것이다.
액체 열량은 왜 놓치기 쉬울까
라떼가 다이어트에서 특히 문제가 되기 쉬운 두 번째 이유는 ‘액체 열량’이라는 점이다. 여러 연구에서는 에너지가 들어 있는 음료가 동일한 열량의 고형 음식보다 포만감을 덜 만들거나, 이후 식사에서 섭취량을 충분히 줄이지 못하게 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즉 150㎉짜리 음식을 씹어 먹었을 때는 다음 식사량이 어느 정도 감소할 수 있지만, 150㎉짜리 음료를 마신 뒤에는 평소와 똑같이 식사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다만 액체와 고형식의 차이는 음료의 점도와 단백질 함량, 섭취 속도, 개인차에 따라 달라지므로 모든 액체 열량이 똑같이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우유가 들어간 라떼는 탄산음료나 설탕물과도 완전히 같지 않다. 우유에는 단백질이 포함돼 있고, 일부 연구에서는 우유 단백질이나 저지방 우유가 단기적인 포만감을 높일 가능성도 관찰됐다. 따라서 무가당 라떼를 아침 식사의 일부나 간식 대용으로 마시는 것과, 식사를 모두 먹은 뒤 추가로 마시는 것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라떼가 식품을 ‘대체’하면 다이어트에 포함될 수 있지만, 기존 식사 위에 계속 ‘추가’되면 감량을 방해할 가능성이 커진다.
우유의 당류는 모두 설탕일까
라떼 영양정보에서 당류가 8~15g가량 표시되는 것을 보고 “설탕이 이렇게 많이 들어갔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 시럽도 넣지 않은 라떼의 당류 상당 부분은 우유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유당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우유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당을 설탕·시럽·꿀·과일주스 등에 포함된 ‘유리당’과 구분한다. 유당도 1g당 약 4㎉의 에너지를 제공하므로 열량 계산에서는 제외할 수 없지만, 무가당 우유의 유당을 첨가당과 동일하게 취급할 근거는 부족하다.
반면 바닐라라떼, 돌체라떼, 캐러멜마키아토처럼 시럽과 소스가 들어간 음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공개한 아이스 캐러멜마키아토 영양정보를 보면 한 잔에 190㎉, 당류 22g이 들어 있다. 여기에 휘핑크림이나 추가 소스, 큰 사이즈가 더해지면 라떼는 더 이상 단순한 커피가 아니라 액체 디저트에 가까워진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유리당 섭취를 총에너지의 10% 미만으로 제한하고, 가능하다면 5% 미만으로 줄이도록 제안하고 있다.
“우유를 끊어야 체지방이 빠진다”는 근거 부족
유제품을 섭취하면 체중 감량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연구 결과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무작위 대조시험을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는 열량 제한 없이 유제품만 늘렸을 때 체중이나 체지방이 의미 있게 감소하지 않았지만, 반대로 유제품 때문에 뚜렷하게 체중이 증가한다는 결과도 확인되지 않았다. 열량을 제한한 식단에서는 유제품 섭취가 감량에 중립적이거나, 일부 연구에서 체중과 체지방 감소 및 제지방 보존에 소폭 유리한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감량 여부를 결정한 핵심은 ‘우유를 먹었느냐’가 아니라 전체 식단에서 지속적인 열량 적자가 만들어졌느냐였다.
커피의 카페인이 지방 연소를 높여 라떼 열량을 상쇄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과도하다. 카페인이 에너지 소비와 지방 산화를 일시적으로 높일 가능성은 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며, 우유와 시럽으로 들어오는 수백㎉를 없애는 수준은 아니다. 특히 늦은 시간 카페인 섭취로 수면이 짧아진다면 식욕과 식사 조절에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이어트 중 라떼, 이렇게 마시면 된다
다이어트 중 라떼를 반드시 끊을 필요는 없다. 다만 라떼를 물이나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열량이 있는 간식 또는 식사의 일부’로 기록해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작은 크기의 무가당 카페라떼를 선택하고 시럽, 설탕, 휘핑크림을 빼는 것이다. 열량 여유가 부족하다면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를 선택해 우유 지방에서 오는 열량을 줄일 수 있다. 식사를 그대로 먹으면서 라떼까지 추가하기보다는 아침 우유나 간식, 운동 후 섭취할 식품 일부를 라떼로 대체하는 편이 낫다.
결론적으로 라떼가 다이어트를 망치는 이유는 ‘우유가 지방 연소를 차단해서’가 아니다. 매일 반복되는 100~200㎉가 기록되지 않고, 액체라 포만감 보상이 충분하지 않으며, 시럽과 큰 용량이 더해져도 커피 한 잔 정도로 가볍게 인식되기 때문이다. 무가당 라떼 한 잔을 식단에 정확히 포함하고 그만큼 다른 섭취량을 조절한다면 체지방은 충분히 감소할 수 있다. 라떼를 끊었더니 살이 빠졌다면 우유를 제거해서라기보다, 매일 반복되던 숨은 열량을 제거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